한푼 두푼… ‘땡그랑 기부’ 나눔의 메아리로 퍼지다

구멍가게·정육점 주인 등
서민들 참여로 기금 모아
전교조 소속 교사가 첫발
어느새 회원수 400명 ↑

반찬가게 사장님, 간병인, 구멍가게 주인, 정육점을 운영하는 아저씨….

이들의 공통점은 인천참교육장학재단 회원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꾸준히 후원금을 내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손동한(42)씨는 2011년 6월 인천참교육장학재단 회원이 됐다. 그는 저금통에 동전 등을 조금씩 모아 인천참교육장학재단에 후원금을 내고 있다. 큰 돈은 아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한다.

손씨는 “교직에 계신 형님 소개로 장학재단을 알게 됐다”며 “조금씩이라도 나누자는 생각에 후원금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잘나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며 “후원금에는 손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참교육장학재단은 19일 ‘참교육장학사업회’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한다.

이 장학재단의 시작은 2006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1월30일 전교조 인천지부 중등남부지회 사무국장으로 일하던 여교사 김형선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마찬가지로 교직에 몸담고 있는 남편 임정근(48)씨가 아내의 장례를 치른 뒤 전교조 인천지부를 찾아왔다. 그는 200만원을 내놓으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교조 인천지부에서 회의가 열렸다. 장학금 전달을 한 번에 끝내지 말고 돈을 더 모아 장학기금을 만들자는 결론이 나왔다. 200만원이 인천참교육장학재단 탄생의 종잣돈이 된 셈이다.

임정근씨는 “많은 분들이 뜻을 모아 장학사업회를 시작한다고 하니 고마운 생각이 든다”며 “(아내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어려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참교육장학재단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장학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3천만원, 재작년에는 2천만원의 장학금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줬다. 회원 수도 400명이 넘었다.

회원의 3분의 2는 교사다. 나머지는 손씨와 같은 자영업에서부터 직장인, 변호사, 회계사, 의사, 시의원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이념이나 정파를 떠나 순수하게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이 장학재단 도성훈 추진위원장은 “수입이 얼마 되지 않는 분들이 많이 동참해줘 나도 깜짝 놀랐다”며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가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교육장학사업회 출범식은 19일 오후 6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 이사장은 인하대 최원식 교수가, 상임이사는 도성훈 추진위원장이 맡는다.

/목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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